일반적으로 환율이 안정되면 주가는 상승하게 된다. 올 1∼3월 중에는 그랬다. 그러나 4월 이후에는 반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원화 가치가 완만하게 상승(원―달러 환율은 하락)하고 1일 환율 변동 폭도 크게 줄어들어 외환시장이 안정을 보였으나 주가는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환율과 금리 중 어느 지표가 시장을 잘 반영하고 있을까. 두 지표가 조화를 이루지는 못하지만 모두 시장 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올들어 외환시장이 안정되고 있는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자금 지원과 무역수지의 큰 폭 흑자에 기인한다.
그러나 무역수지 개선이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 1∼5월 중 무역수지(통관 기준)가 무려 1백61억달러 흑자를 기록했으나 그 내용을 보면 별로 좋지 못하다. 무역수지 흑자가 수출이 늘어나서라기 보다는 큰 폭의 수입 감소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 4월 이후 환율이 안정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향후 주가 전망에 어떤 시사점을 주는가. 국내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주가가 큰 폭 하락했지만 외국인투자가들에게는 아직도 주가가 충분히 떨어지지 않았다는 정반대 해석이 가능하다. 그래서 외국인투자가들은 최근 주식을 계속 순매도하고 있다.
일본 엔화 약세가 계속될 경우 원화 가치도 하락할 것이다. 그러면 달러화 기준으로 본 주가는 더 떨어지게 된다. 우리 주식이 머지 않아 외국인투자가들에게 바겐세일 대상이 될 전망이다.
김영익<대신경제연구소 경제조사실장>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