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구촌/더 타임스]日재정지출로 경기부양할때

  • 입력 1998년 6월 23일 19시 46분


▼더 타임스▼

미국과 일본의 외환시장 협조개입으로 엔화가치의 급락세가 잠시 멈췄다.

일본정부는 73년 오일쇼크 이후 가장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진 일본이 올해 2%의 경제성장을 각오할 정도로 할 일은 다했다고 주장한다. 일본 정치인들은 로렌스 서머스 미 재무부 부장관이 급거 찾아오고 17개국 긴급 통화회의가 열렸지만 다른 나라가 필요해서 그런 일을 벌인 것으로 생각한다. 지난 6년간 일본은 경기부양을 위해 2천2백50억파운드(약 51조7천5백억엔)를 쏟아부었지만 산출 자신감 자산가치 취업률 엔화가치 중 어느 것도 좋아지지 않았다. 경기부양책의 효과는 작년의 세율인상 조치 하나로 상쇄됐다.

일본이 지금을 국내외에 대한 신뢰회복 기회로 삼지 못하면 엔화가치 하락은 재연된다. 아시아 금융위기가 또 시작되면 한국과 동남아의 경제회복 희망은 사라지고 중국도 정치불안에 빠진다. 세계 총저축의 절반을 차지하는 일본이 해외투자를 회수하면 전세계 금융시장과 산업은 연쇄반응을 일으킨다.

일본의 경기침체는 80년대 남미의 부채위기보다 더 심각하며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에 견주는게 낫다. ‘세계 종말의 시나리오’를 피할 길은 일본정부에 달렸다. 일본은 아시아 회복의 견인차가 될 수 있다. 다만 오랫동안 현실을 외면했던 만큼 고통이 따른다. 특히 실업을 각오해야 한다.

공격적인 재정지출을 금융과 구조개혁에 연계시키는 ‘빅뱅’이 정치적으로 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정리〓윤희상기자〉hees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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