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조건부승인 부실銀， 대형銀과 합병 초대형銀 설립

금융감독위원회는 12개 부실은행에 대한 경영평가에서 조건부승인을 받는 대형 시중은행을 다른 대형은행과 합병시켜 초대형은행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우량은행이 미승인 은행의 자산 부채를 인수하지 않을 경우 인수은행을 지정할 방침이다.

금감위 연원영(延元泳)구조개혁기획단총괄반장은 23일 “이번 평가에서 경영정상화계획이 미승인 판정나는 은행은 4∼6개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량은행이 미승인은행의 자산부채를 인수하지 않을 경우 인수대상 은행을 지정하거나 특정은행에 강제합병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반장은 “금융구조조정은 리딩뱅크(선도은행)를 만드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며 “조건부승인을 받는 대형 시중은행을 다른 대형은행이나 우량은행에 합병시켜 초대형은행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위는 조건부승인을 받는 대형은행에 대해 다른 대형은행과의 구체적인 합병 방안을 1개월 이내에 제출토록 돼 있는 이행계획서에 포함시키도록 할 방침이다.

연반장은 “조건부승인 은행간 합병을 부실은행간 합병으로 볼 수 없다”며 “조건부승인 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99년3월 6%, 2000년3월 8%를 달성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BIS비율 8%에 미달한 조흥 한일 외환 상업은행 중에서 자발적인 합병을 통해 초대형은행이 탄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헌재(李憲宰)위원장은 “국내 금융시장 규모를 감안할 때 3,4개의 리딩뱅크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금감위는 낮은 BIS비율을 적용받기 위해 지방은행 및 50억원 이상 기업대출을 하지 않은 시중은행이 국제업무를 포기할 경우 송금 환전업무를 제외한 신용장(LC) 개설 등의 국제업무를 못하게 할 방침이다.

연반장은 “이들 은행이 50억원 이상 기업대출을 조기에 회수하지 못하도록 일정 기간 유예기간을 설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상철기자〉sckim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