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에이즈바이러스(HIV)감염 실태를 조사한 유엔에이즈프로그램의 최근 보고서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충격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많은 개발도상국, 특히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에서 HIV가 창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츠와나와 짐바브웨에서는 성인 4명중 1명이, 그외 몇몇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성인 5명중 1명이 HIV감염자로 조사됐다.
대부분 자신이 감염된 사실도 모르는 이들은 획기적인 에이즈 치료제가 나오지 않는 한 모두 죽을 운명이다. 그러나 당분간 이러한 치료제의 등장은 어려워 보인다.
에이즈는 중세 유럽 및 아시아를 휩쓴 흑사병에 버금가는 재앙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불행하게도 현재는 에이즈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없다. 최근 개발된 에이즈발병억제제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나기는 했으나 안타깝게도 HIV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개발도상국에서는 이를 다량 구입할 만큼의 경제적 여유가 없다.
일부 국가에서는 건전한 성생활과 콘돔사용을 권장하는 에이즈 예방교육을 실시해 HIV감염률을 떨어뜨렸다. 그러나 최선의 방법은 에이즈백신의 개발이다.
현재 미국과 태국에서 최초로 본격적인 에이즈백신 임상실험이 진행중이다. 그러나 많은 의학 전문가들은 실험중인 백신의 효과에 대해 회의적이다.
유엔에이즈프로그램의 최근 보고서에 비추어 볼 때 보다 효과적인 에이즈백신의 개발은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현재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HIV감염률은 끔찍한 결과를 불러올 것이다.
〈정리〓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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