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금융상품별 안내장 보는법]표지어음

  • 입력 1998년 6월 30일 19시 32분


《금융상품 이름이 생소할 때는 어쩐지 투자하기가 꺼림칙하다. 표지어음이 그중 하나. 어음이라는 말에 주눅들 필요가 없다. 표지어음 안내장을 찬찬히 뜯어보면 ‘아, 이런 상품이구나’하고 무릎을 치게된다. 금융상품 안내장 보는 법, 네번째는 표지어음이다.》

▼ 문 ▼

표지어음은 ‘어음’이라서 위험하지 않은가.

▼ 답 ▼

표지어음은 은행이나 상호신용금고에서 판매하는 대표적인 단기상품이다. 기업은 물품대금으로 현금을 지급하는 것보다 어음을 발행(진성어음이라고 함)해 갚는 경우가 많다. 어음을 받은 기업은 현금이 필요하니까 어음을 은행에 할인해서 팔게 된다. 은행은 이렇게 사들인 어음이 무척 많다. 이런 어음을 근거로 해서 은행은 새어음을 발행하는데 ‘여러가지 어음위에 표지를 붙여 새 어음을 만들었다’는 의미로 표지어음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어음 지급인은 최초 어음을 발행한 기업이 아니라 금융기관이다. 즉 금융기관이 지급책임이 있기 때문에 거래은행이 건전하다면 표지어음은 안전한 상품이다. 정부의 원리금지급보장 대상예금이기도 하다. 어음실물 또는 통장식으로 거래할 수 있다.

▼ 문 ▼

발행형식이 ‘할인식’이라는 뜻은.

▼ 답 ▼

할인식이라는 것은 선이자를 지급한다는 의미. 대부분 금융상품은 이자를 만기때 주는데 표지어음은 처음 가입할 때 준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보자. 1년제 1천만원짜리 표지어음(표면이율 연 15%)에 가입하면 가입시점에서 액면금액의 15%만큼을 할인받는다. 8백50만원을 내면 1천만원짜리 표지어음을 살 수 있다는 얘기다. 1천만원짜리 표지어음에 투자하면 1년치 이자 1백50만원을 먼저 받게 되는 이치와 같다. 이때 선이자 1백50만원을 다시 표지어음에 투자하면 이자가 나온다. 이런 식으로 선이자를 계속 투자하면 표지어음의 수익률은 당초 표면이율보다 훨씬 높아진다. 8백50만원을 투자해 1년후 1백50만원의 이자를 받게 되므로 실제수익률은 연 17.64%(1백50만원÷8백50만원)에 달한다. 표면이율(15%)에 비해 연 2.64%의 이자율 상승효과가 생긴다.

▼ 문 ▼

1년 미만의 경우 재투자하면 연수익률이 올라간다는데.

▼ 답 ▼

표지어음은 투자기간이 30일 이상 1년 이내이지만 90일짜리를 가장 많이 찾는다. 3개월씩 네차례에 걸쳐 재투자하면 1년이 되는데 이때 수익률을 연수익률이라고 한다. 예컨대 90일 투자시 표면이율은 14.84%이지만 1년동안 투자를 반복하면 수익률은 16.32%로 높아지게된다. 이자에 이자가 붙는 복리효과로 수익률이 상승하기 때문.

종합하면 선이자(할인식)상품인 표지어음의 이자율은 표면이율 후취수익률 연수익률(또는 실효수익률) 등 세가지 방식으로 표시된다. 후취수익률은 재투자를 감안하지 않은 이율. 표지어음의 표면이율이 연 15%라면 후취수익률은 연 15.58%, 연수익률은 16.5%가 된다. 똑같은 상품인 데도 금리표현 방식에 따라 제각각이다. 따라서 상품간 금리를 비교할 때는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게 필수.

▼ 문 ▼

중도해지가 안되고, 만기후이자는 없다는데….

▼ 답 ▼

표지어음은 일단 가입하면 중도해지가 안되고 만기가 지나면 이자가 한푼도 없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가입기간 동안에 혹시라도 돈이 필요한 상황이 생길 것 같으면 표지어음에 가입하지 않는게 좋다. 표지어음을 통장이 아닌 실물로 교부받은 경우 어음배서만 하면 주고 받을 수 있으나 유통시장이 없어 현금화가 곤란하기 때문.

대부분 금융상품은 만기가 훨씬 지난 다음 찾더라도 웬만큼 이자가 붙지만 표지어음은 만기후이자가 한푼도 없어 만기관리를 철저히 해야한다.

사전에 ‘만기가 되면 자유저축예금 등에 이체해달라’고 자동이체약정을 해놓으면 만기일을 잊더라도 이자손해를 보지 않는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