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살리기’에 힘쓰고 있는 동굴전문 사진작가 석동일(石東一·46)씨.
“처음엔 천연기념물 260호로 지정된 백룡동굴이 댐이 건설되면 물에 잠긴다길래 걱정만 하고 있었죠. 그런데 동강을 한번 훑어본 뒤 ‘동굴이 문제가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어라연의 절경을 비롯, 곳곳에 산재한 동굴들이 그의 눈을 잡아 끈 것. 게다가 수자원공사가 내놓은 환경영향평가와 지형지질 조사 등이 지나치게 부실하다는 점을 발견한 그는 만사를 제쳐두고 댐건설 반대에 매달렸다.
“수백년전부터 이 지역 주민들은 이미 하미동굴과 연포동굴 등을 드나들었고 강변의 바위산 하나에 동굴입구가 6개나 보이기도 하는데…. 도대체 정책 입안자와 승인자들이 현장을 한번이라도 와봤다면 이렇지 않았을 겁니다.” 댐건설예정지의 지형지질만 조사하고 댐을 만들었다가 뜻밖의 붕괴사고 등 인재(人災)를 낳을 수 있다는 게 그의 경고. 건설을 막기위해 힘을 모으려면 많은 사람들이 직접 동강을 직접 봐야 한다는 생각에 그는 한달반 사이 8번이나 ‘1백리 구절장강’을 오르내렸다. 그런 석씨를 가리켜 주위사람들은 어느새 그를 ‘동강 지킴이’로 불러주고 있다.
〈김경달기자〉d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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