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이는 몸집이 작고 여린 편이라 학교에 보내놓고 많이 걱정했는데 뒤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월등하게 잘 해나가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특히 한살위인 언니가 함께 등교하고 학교에서도 같은 건물안에 있으니 엄마는 집에 있어도 걱정이 없단다. 영진이도 언니가 늘 함께 있으니 든든해서 좋다고 했지.
그러면서도 언니에게 가끔 심술을 부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머리도 언니보다 길어야 하고 상장도 더 많이 타야 하고 아침에 양치질도 먼저 해야 하고…. 뭐든지 언니보다 먼저하고 우월해야 직성이 풀리니 늘 양보만 해야하는 언니는 얼마나 억울하겠니.
영진아. 막내가 아직은 꼬맹이지만 좀 자라서 네가 언니한테 하듯이 샘내고 심술을 부린다면 넌 받아줄 수 있겠니. 아둥바둥 욕심을 내거나 샘을 내지 말고 네가 가진 것을 언니나 동생에게 조금씩 나눠줄 수 있는 마음이 넉넉한 둘째딸이 되어주었으면 엄마는 바랄게 없겠다. 빼앗는 것보다 나눠주는 것이 더 큰 즐거움이란다.
구혜경(인천 게양구 작전2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