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말 서울지검 동부지청에 고등학생 아들을 둔 한 학부모의 신고전화가 접수됐다.
“아들이 이상한 증세를 호소해 병원에 데리고 갔더니 성병에 걸렸다는 진단이 나왔어요. 하도 어이가 없어 아들에게 캐물으니 우연히 학교부근의 ‘이상한’이발소에 갔다가 여자면도사에게 안마를 받은 뒤 성행위를 했다는 겁니다. ‘내 아이만의 일이 아니다’싶었습니다.”
이 신고를 계기로 동부지청은 2주가량의 내사단계를 거친 뒤 지난달 11∼28일 음란 퇴폐이발소에 대한 집중단속을 벌였다.
검찰은 송파 광진 강동구 등 관내 4개구에서 모두 1백3개의 음란 퇴폐이발소를 적발해 29일 이중 규모가 큰 20개 업소의 업주를 구속하고 달아난 20명을 수배했다.
“IMF여파에도 시들지 않는 사업이더군요.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이후 검경의 강력한 단속을 피해 윤락가를 빠져나온 윤락녀들이 퇴폐이발소로 몰리고 있습니다.” 양동철(梁東哲)형사4부장검사의 말이다.
단속에 나섰던 검사들은 퇴폐이발소의 영업방식과 규모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검찰이 거래장부를 확인한 최근 4개월동안에만 수억원을 버는 ‘기업형 퇴폐이발소’도 비일비재했다. 이들 업소는 10여명의 윤락녀를 고용해 간이침대와 샤워시설을 갖춘 밀실을 차려놓고 오전 2,3시까지 ‘영업’을 했다. 또 대부분 업소들이 룸살롱처럼 결제수단으로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었다.
일부 업소는 아예 이발사도 두지 않고 윤락행위만 ‘전문’으로 했으며 고등학생 등 청소년층까지 ‘무차별’로 윤락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양부장검사는 “행정관청과 검경의 지속적인 합동단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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