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에 한번씩 찾아와 윤달을 여벌달 공달 또는 덤달이라고도 부른다. 그래서 평달과는 달리 걸릴 것도 없고 탈도 없는 달이라고 한다.
보통 윤달에 수의(壽衣)를 선물하면 장수한다는 풍속이 전해져 요즘 백화점 매장의 수의파는 코너마다 부쩍 손님이 늘었고 서울 강남에는 아예 수의전문상가까지 들어섰다.
수의는 보통 자식들이 부모를 위해 구입하지만 요즘엔 부모들이 직접 자신이 쓸 수의를 준비하는 경우도 많다고.
속담에 윤달에는 송장을 거꾸로 세워도 탈이 없다고 할 만큼 집수리 이사 결혼 등 각종 대소사를 이 기간동안 많이 치른다. 다른 일들은 길일을 따로 정해 치루기도 하지만 수의만큼은 반드시 윤달에 하도록 했다.
이러한 윤달의 관습역사는 확실하지 않지만 ‘동국세시기’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남아있다. “윤달은 결혼하기 좋고 수의 만드는데 좋다. 모든일을 꺼릴 필요가 없다. 이때 불공을 드리고 공양을 하면 극락세계에 간다고 해 노인들이 분주히 절로 모여든다.”
수의는 머능옷이라고 해 생전에 입던 옷보다 약간 크게 짓는다. 옷을 다 짓고 나면 실을 끊지 않고 길게 늘어뜨리는데 이는 그 실이 내세와 현세를 이어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
수의는 삼베로 만드는게 보통이지만 명주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요즘 시중에 나와있는 수의는 수입원단을 사용한 제품이 많은데 비싼 경우는 수백만원을 호가하기도. 하지만 효는 돈의 액수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정재균기자〉jung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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