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집값-전세금, 상반기 결산·하반기 전망

  • 입력 1998년 7월 8일 19시 35분


부동산 경기가 올 상반기 내내 끝모를 추락을 거듭했다.

그러다가 최근 하락세가 주춤하고 극히 일부지역이지만 반등사례도 나왔다. 부동산 가격이 바닥을 쳤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도 이때문.

하지만 본격적인 회복은 아니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상반기처럼 급격하게 추락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전망들.

▼매매가〓주택은행과 부동산전문지 부동산플러스에 따르면 6월말의 전국 집값은 작년말에 비해 평균 15.8%가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대구가 24.6%의 최대하락폭을 기록했고 수도권지역도 17.3% 가량 떨어져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이밖에 주요도시 중에선 대전(-15.3%) 인천(-11.0%) 등이 두자리수의 하락률을 보였고 나머지 지역도 6% 이상 떨어졌다.

수도권지역에선 산본 분당 일산 등 5개 신도시지역이 평균 20.5%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신도시 조성공사가 완료된 후 96년말 이후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고 투기 수요가 가세하면서 생긴 ‘거품’이 많이 빠진 것.

서울지역도 같은 기간에 수도권 전체 평균과 비슷한 17.6%가 하락했다.

서울시 2기 지하철(5∼8호선) 개통 등의 영향으로 96년말 이후 가격이 급등하면서 거품가격이 형성됐던 강동구 강남구 송파구 양천구 등이 가격 하락을 주도했다.

아파트 규모별로는 중대형의 가격 폭락이 두드러진다.

수도권 지역의 경우 분양면적 25평형 이하 소형아파트는 올 상반기 하락률이 평균 15.7%로 수도권 전체 평균 하락률보다 낮다.

한편 26∼38평형과 39∼48평형의 중대형아파트는 18.3%와 18.0%가 각각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조정으로 실직했거나 봉급이 삭감되면서 실질 수입이 줄어든 서민들이 관리비 부담이 큰 중대형주택을 기피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세금〓올상반기 전국의 전세금은 ‘전세대란’으로 상징될 정도로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전국적으로 반년 사이 전세금은 평균 29.8%나 떨어져 매매가의 2배에 가까운 하락률을 기록했다.

전세금 하락폭이 매매가보다 훨씬 큰 이유는 서민층이 국제통화기금(IMF)한파와 경기 침체에 보다 큰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역별 하락률을 보면 조사기관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역시 대구가 35.6%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도 30.4%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수도권지역에선 5개 신도시가 평균 32.9%의 하락률을 보여 수도권 지역 전세금 하락을 주도했고 △서울 -31.6% △인천 -24.7% △기타 수도권지역 -28.3%였다.

규모별 하락률은 매매가와는 달리 규모에 따른 차이가 크지 않았다.

수도권 지역의 경우 △25평형 이하 -27.4% △26∼38평형 -31.8% △39∼48평형 -32.7% △49평형 이상 -32.3%였다.

▼전망〓하반기에는 집값이 상반기처럼 큰폭으로 추가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최근 들어 가격 하락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어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주택은행에 따르면 6월 한달간 가격 변동률은 매매가가 -1.7%, 전세금이 -4.9%였다.

서울 강동구의 경우는 최근 매매가가 평균 0.6% 정도 상승해 올들어선 첫 반전세를 보인 지역으로 기록됐다.

또 관악구 양천구 은평구 용산구 등이 평형별로 일부 상승하기도 했다.

이밖에 분당 일산 중동 등 5개 신도시도 일부 평형을 중심으로 반등의 기미가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와 인천의 경우도 추가 하락세가 멈추고 약보합세를 유지하는 곳이 늘고 있다.

이같은 가격 반전의 기미는 정부가 그동안 쏟아낸 각종 부동산 경기부양책이 최근에야 제도 정비를 마치고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주식시장의 장기적인 침체와 금융권 빅뱅 등으로 일부 여유돈을 가진 사람들이 금융상품을 포기하고 부동산 시장으로 찾아드는 경향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의 가격 움직임이 본격적인 가격 회복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며 급매물이 들어가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본격적인 가격 회복은 빨라도 연말 이후에나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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