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대회에서 우승한 여자는 팔자가 세다’는 뜻으로 주변에 너무 많은 남자가 몰려들어 여자가 평탄한 삶을 살도록 놔두지 않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이 설명대로라면 ‘꿈의 시장’으로 불리던 동아시아가 바로 뷰티퀸이며 집적대는 남자들은 단기자본이다.
아시아 위기의 진원지인 태국의 경우 95년에 1백20억달러의 단기자본이 유입됐다. 그러나 96년에는 35억달러가, 97년에는 2백억달러 이상이 빠져나갔다. 이래서는 정상적인 경제운용이 불가능하다.
그러면 뷰티퀸은 어떻게 하면 안정된 삶을 살 수 있을까.
가장 쉬운 방법은 남자들의 접근을 통제하는 것이다. 즉 자본유입을 규제하는 것. 그러나 이는 ‘자본자유화가 경제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일반이론에는 물론 세계화라는 시대조류와도 잘 맞지 않는다.
둘째, 남자를 ‘함께 책임지는’ 파트너로 만드는 것.
해외투자자가 출자도 함께 하고 위험도 함께 지도록 유도하는 방안이다. 또 파산법을 고쳐 차입의 경우에는 전주(錢主)가 책임을 분담토록 하는 방법도 제시된다. 그러나 모든 자본을 직접투자로 전환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근본적인 대응방안이 못된다.
셋째, 스스로 남자를 선별하는 안목을 기르는 것.
단기자본을 도입하는 곳은 주로 금융기관이기 때문에 금융기관의 평가능력과 시장기능을 확충하는 방안이다. 또 정부는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기업의 회계제도도 투명하게 정비해야 한다.
〈허승호기자〉 tige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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