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구촌/아사히신문]실정책임 추궁한 참의원선거

  • 입력 1998년 7월 14일 19시 28분


자민당 참패와 투표율 반전(反轉)으로 대표되는 일본 참의원 선거 결과는 경제 실정(失政)에 책임을 지지 않은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내각에 대한 국민의 단죄다. 사회당이 선풍을 일으킨 9년전 참의원 선거에 견줄 만한 국민의 ‘반란’이다.

이번 선거전때 자민당 진영에서 들을 수 있었던 것은 “역시 공공사업”이라는 연설과 “투표율은 낮으면 낮을수록 좋다”는 귓속말이었다. 자민당과 관련된 이익단체의 표로 승세를 굳히면 된다는 작전이었다.

그러나 많은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 반(反)자민당 표를 던졌다.

작년 가을 금융기관의 연쇄도산 이후 하시모토내각은 재정재건과 경기대책 사이에서 우왕좌왕했고 내놓는 대책은 늦는데다 부족했다. 항구(恒久)감세를 둘러싼 총리의 일관성없는 발언은 유권자들의 눈에 ‘정책’이 아니라 ‘정책파탄’의 상징으로 비쳤다.

책임회피로 일관한 총리의 정치자세는 유권자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책임도 언급하지 않고 정책을 바꾸는 총리를 불황에 시달리는 국민이 어떻게 느꼈을까.

자민당과 국회가 못한 하시모토내각의 정치책임 추궁을 유권자들이 한 것이다. 민주주의가 정확하게 가동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새 총리가 선출돼도 정책의 재구축과 정치자세 반성이 없으면 유권자의 분노는 풀리지 않는다.

변화를 초래한 것은 유권자가 투표장에 돌아왔기 때문이다. 경제실정에 대한 불만을 폭발시킨 투표행동은 정치의 신용을 되찾게 해 정치재생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한다.

〈정리·도쿄〓권순활특파원〉kwon88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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