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물에 국수를 넣고 끓인 뒤 찬물을 약간 붓고 다시 끓여 국수를 건져내서 찬물에 씻는다.’
요리책이 아니라 화학책에서 읽을 수 있는 내용이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내용을 화학책에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사뭇 놀랍기도 하지만 책을 손에 잡으면 어느새 깊이 빠져들게 된다.
고려대 화학과 진정일교수가 쓰고 동아일보사가 펴낸 ‘화학이 들려주는 상식 여행―프로야구, 왜 나무방망이를 쓰나’는 일상생활에서 적용되는 각종 화학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화학의 문외한이라도 화학이 결코 우리 생활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와 늘 함께 해왔다는 점을 쉽고 재미있게 깨우쳐준다. 동아일보에 연재했던 ‘생활속의 화학 이야기’를 더 다듬고 보태서 98개의 이야기로 정리해 5개 장으로 나누어 실었다.
‘제1장 화학을 알면 건강이 보인다’는 남성피임약 곧 나온다, 인체가 만드는 마약 엔돌핀, 나폴레옹를 매료시킨 조세핀의 체취, 폭약으로 심장병 치료한다 등의 소제목으로 우리 몸과 관련한 화학반응을 다룬다.
‘제2장 밥상 위의 화학’은 실제 주방에서 활용할 수 있는 화학원리를 소개한다. 과일은 차게 하면 더 달다, 과일즙을 뿌리면 연해지는 원리, 국수를 쫄깃쫄깃하게 삶는 방법 등. 맥주 포도주 홍어찜 복어알 생수 화학감미료 등 식품에 대한 정보도 있다.
‘제3장 자연의 화학 드라마’는 동식물과 자연현상에 얽힌 이야기.
‘제4장 프로야구, 왜 나무 방망이 쓰나’는 면도할 때 거품 바르는 까닭, 인체 속에서 녹는 유리, 음주측정기의 원리 등 일상생활속에 적용되는 화학원리를 보여준다.
‘제5장 클레오파트라는 왜 진주 식초를 마셨나’는 분석화학 앞에서 꼼짝못하는 범죄가를 토리노의 예수 수의는 가짜, 히틀러와 미국의 고무전쟁, 플라스틱 때문에 망한 일본 등 역사에 얽힌 화학이야기를 들려준다.값은 6천5백원.
진정일 지음/동아일보사 펴냄
〈성하운기자〉haw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