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은행 파동이후 은행 신탁상품의 인기가 여지없이 추락하고 있다.
통장을 은행에 들고나와 “이게 신탁상품인지 아닌지 확인해달라”는 고객의 요청에서 신탁상품의 퇴락을 느낄 수 있다.
심지어는 “내돈으로 어떤 유가증권을 사놓았느냐”고 캐묻는 고객도 등장했다. 불안하기 때문일 것이다.
은행퇴출은 역설적으로 실적배당 신탁상품의 실체를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금융기관의 운용실적에 따라 이자수준이 결정되고 최악의 경우 투자원금 일부가 축날 수 있다는 점을 고객이 비로소 이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신탁상품의 본질이 망각된데는 외형위주의 성장전략을 편 은행의 책임이 크다. 배당률을 높이기위한 방편으로 신용도가 떨어지는 채권에 ‘과감히’ 투자한 사례도 적지않다.
고객도 이자율이 높은 신탁상품에 만족해 했다. 이자만 많이 준다면 어떤 상품인지는 관심밖이었다.
그러면 신탁은 이대로 포기해도 되는 상품인가. 그렇지는 않다. 수익성과 안전성을 겸비한 신탁상품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한 우량은행 신종적립신탁에 가입한 고객은 6개월만에 연 23%의 배당률을 받았다. 확정금리상품은 기껏해야 연 18%가 최고 금리.
거두절미하고 우량은행에서의 신탁상품 투자는 할만하다. 신한은행은 앞으로 신탁상품을 판매할 때 ‘맡기신 돈으로는 ○○회사채와 ○○국공채에 투자합니다’는 식으로 투자 유가증권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고객이 믿고 돈을 맡기려면 은행이 먼저 투명한 투자원칙을 밝히는게 중요하다.
신탁상품의 인기는 은행과 고객의 신뢰회복에 달려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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