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이정옥/『엄마 건강하시도록 잘 모실께요』

  • 입력 1998년 7월 15일 19시 45분


작년까지만 해도 건강하셨던 아버지. 오래오래 저희들 곁에 계실줄 알았는데 이렇게 홀연히 떠나셨어요. 살아 계실적의 아버지 모습 더 보려고 아이들 데리고 집에 자주 내려 가려 했는데…. 그렇게 쉽게 떠나시지 않는다며 힘들게 내려오지 말라고 하셨던 엄마가 원망스러워요. 저는 지금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려고 애를 쓰지만 생전의 마지막 얼굴을 못봐서인지 희미하기만 합니다. 엄마는 보기 흉하다며 일부러 못보게 하신 것 같아요.

돌아가신 아버지의 모습. 주위에선 그냥 주무시는 것 같다며 보라고 했지만 그땐 또 왠지 무서워 보지를 못했어요. 그러다 입관할 때는 정말 마지막인 것 같아 아버지를 봤어요. 정말 주무시는 모습 그대로 편안해 보였어요.

결국 우리 아버지가 저렇게 가시는구나 싶어 너무 슬펐어요. 아버지. 지금은 어떠신지요. 정말 편안하신지요. 지금까지 살면서 우리집에 한번도 모셔보지 못한 저의 불효를 용서하세요.

“마음을 크게 먹어라. 나이가 들면 다 죽는 것이다. 슬퍼하지 말거라”고 하시던 아버지. 이 막내딸. 마음으로나마 아버지 그리며 편안히 잠드시기를 빌게요. 그리고 엄마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도록 잘 모실게요.

이정옥(포항시 남구 동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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