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부터 바로 등뒤로 20m쯤 떨어진 관중석. 연세대의 최희암 감독이 손을 입에 댄 채 쉴새 없이 무슨 말을 하고 있었다.
알고 보니 최감독의 손안에 든 것은 초소형 마이크. 그는 주머니속에 든 워키토키를 통해 김코치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었던 것.
농구코트에 왜 ‘007 작전’이 등장했을까. 바로 4월의 징계사건 때문. 최감독은 MBC배대회에서 김수환의 부정선수 파동과 관련해 1년간 자격정지처분을 받았다.
이 때문에 벤치에 앉지 못하게 된 최감독이 고심 끝에 워키토키를 동원해 멀리서 김코치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낸 것.
전에도 감독이 징계나 퇴장처분으로 벤치에 앉지 못한 경우는 종종 있었다. 이때마다 단골메뉴는 ‘전령작전’. 이는 사람을 시켜 작전을 벤치에 전달하는 것.
바야흐로 첨단과학의 시대. 농구코트의 ‘007 작전’도 바로 첨단과학의 산물이리라.
〈최화경기자〉bb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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