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위 두 개를 동시에 던졌을 때 모두 ‘1’이 나오는 경우를 지칭하는 말로 게임에서 지게 된 불리한 상황을 의미한다.
‘드레스드 투 킬’‘미션 임파서블’등을 만들어온 할리우드의 흥행감독 브라이언 드 팔마의 새영화 ‘스네이크 아이’에서는 이 불리(不利)와 유리(有利)의 상황이 엎치락 뒤치락 전개된다.
무대는 헤비급 타이틀전이 열리는 애틀랜타시 권투경기장. 부패한 경찰 릭 샌토로(니콜라스 케이지 분)는 국방장관을 수행해 경기장에 온 옛친구 케빈 던 중령(게리 시니즈 분)을 우연히 만난다.
경기 도중 케빈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정체불명의 여자가 국방장관에게 무언가를 속삭이고, 챔피언이 쓰러지며 1만여명의 관중들이 일제히 함성을 지르는 찰나, 국방장관이 살해당한다.
암살에 이르기까지 초반 20분의 빠른 카메라 움직임은 시각적인 역동성이 두드러지는 감독의 스타일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수사를 맡게 된 릭이 퍼즐 게임처럼 목격자들의 증언을 모아 사건의 얼개를 짜맞추는 과정도 흥미롭다.
그러나 브라이언 드 팔마는 ‘스릴러의 거장’이라는 칭호가 무색할만큼 후반부에 이르러 힘에 부치는 듯하다. 범인이 일찌감치 밝혀지면서 영화는 갑자기 싱거워지고 상투적인 이야기로 흐른다. 약점을 자각해서일까. 제작사인 파라마운트사는 원래 ‘X파일’(20세기 폭스)과 같은 날 개봉하려던 계획을 변경해 개봉일을 8월초로 늦췄다. 한국 개봉은 8월15일.
〈김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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