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제국의 고위관리로 문예보호운동에 전심전력한 마에케나스(B.C.67∼A.D.8)의 이름에서 유래한 프랑스어다.
마에케나스는 황제 옥타비아누스의 절친한 친구였고 외교관으로 명성을 떨쳤으며 악티움전투 때는 로마 수비를 맡는 등 제국의 핵심인물로 활약했다. 그러나 그의 이름이 오늘날까지 남아있는 것은 외교실적도 전쟁공훈도 아닌 열성적인 문예진흥 활동 덕분.
당대의 문호인 베르질리우스 호라티우스 프로페르티우스 등이 모두 마에케나스의 후원 아래서 명작을 남겼다. 호라티우스는 훗날 “마에케나스는 사람을 그 진정한 장점에 따라 평가할 줄 아는 진지한 인물이었다”라고 평했다.
우리에게도 ‘메세나’가 있었다. 모든 백성의 관심사가 생동감있게 담겨진 판소리 다섯마당을 정리한 선각자 신재효(申在孝·1812∼1884)가 그 주인공.
전북 고창출신인 그는 부친에게서 물려받은 재력을 활용해 팔도의 예인(藝人)들을 불러모아 재능에 따라 적절하게 도와줬다. 사상 최고의 명창으로 꼽히는 김세종 이날치, 최초의 여류명창 진채선 등이 그의 보호아래서 예술혼을 꽃피웠다.
당시가 태평성대가 아니라 오히려 민란이 줄을 잇는 국가동요 상황이었다는 데서 신재효의 노력은 더욱 돋보인다.
그의 활동은 신분을 뛰어넘어 모든 인간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었다. 굶주리는 농민을 구제한 공로로 벼슬을 받아 훗날 호조참판을 지냈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