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가전제품 메이커들이 잇달아 컴퓨터 제조업에 진출하고 있다.
최근 연속 3년간 전자업종에서 1위를 차지해온 창홍(長虹)그룹이 컴퓨터 등 하이테크 정보상품분야에 자금을 집중투자할 것임을 선포한데 이어 하이신(海信) 샤화(厦華) TCL 등 텔레비전 메이커들도 컴퓨터 생산방침을 발표했다.
중국의 여러 가전기업은 이미 상당한 수준의 ‘규모의 우세’를 확보, 전자정보산업 진출을 위한 유리한 기초가 되고 있다.
그러나 전자정보산업은 고부가가치산업일 뿐만 아니라 고투자 고리스크산업이기도 하다.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할 정도로 신제품개발 속도가 빠르나 그 핵심기술과 주변기술이 미국의 소수 대그룹 및 일본 한국 등에 의해 장악돼있다.
이처럼 핵심기술이 외국기업의 수중에 있는데다 기술의 경신속도가 아주 빠른 상황에서 단순한 소비시장 규모의 우세는 오히려 선체만 클뿐 움직임이 느린 선박처럼 자칫 신제품개발이 시장변화의 리듬과 조화되지 못할 수 있다.
97년 중국 컴퓨터업계 총판매액은 1천3백억위안(元·약 19조5천억원)이었고 연속 7년간 30% 이상의 속도로 성장해왔다. 국가의 우대정책으로 발전의 기회는 여전히 크다.
이에 따라 향후 컴퓨터를 비롯한 전자정보산업분야는 해외 브랜드와 민족브랜드가 거대한 중국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과거 업적이 좋다고 해서 낙관할 수는 없다. 시장논리에 의해 일부기업이 도태될 수 있다. 보다 냉정할 필요가 있다.
〈정리·베이징〓황의봉특파원〉heb86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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