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우리 선수도 해외로 나가면 달라지나 보다. 25세 동갑내기 투수 박찬호(LA다저스)와 조성민(요미우리 자이언츠)이 대표적인 경우. 이들은 올해 각각 부진에 빠지자 나란히 수염을 기르고 있다.
박찬호는 5월14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4승을 거둔 뒤 한달 이상 ‘승리의 맛’을 보지 못했다. 그러자 그는 입 주위의 수염만 남기는 염소수염을 했다.
박찬호의 설명. “5월16일 피아자와 질이 플로리다 말린스로 옮긴 뒤 팀내 수염기르기가 유행처럼 번졌다. 또 머독이 팀을 인수한 뒤 팀 분위기가 많이 자유로워졌다.” 이후 그가 수염을 깎은 것은 6월13일 김대중 대통령의 로스앤젤레스교포 환영리셉션에 참가할 때 단 한번. 텁수룩하게 기른 수염으로 미국 타자들이 겁을 먹은 탓인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조성민은 20일 야쿠르트 스왈로스전부터 수염을 기르고 마운드에 올랐다. 이전까지 3연패였기 때문.
이유는 단 하나. 부진에서 벗어나겠다는 각오를 수염을 통해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비록 이날은 ‘효험’을 못 봤지만 곧 ‘수염 약발’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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