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앤드루 데이비스. 주연 스티븐 시걸, 토미 리 존스. 92년작. 꽁지머리 시걸이 전함의 주방장으로. ‘손이 안보일 정도’의 화려한 동양무술은 그대로. 이탈리아계인 시걸은 실제로 일본에서 가라테를 연마한 무술 고수. 9백피트급 전함 미주리호(號)에서 미사일을 탈취하려는 악당과 시걸이 벌이는 ‘일진일퇴’의 대결이 볼만하다. 감독 앤드루 데이비스는 시걸의 출세작인 ‘형사니코’에서부터 시걸과 호흡을 맞춘 콤비. 미사일을 탈취하려는 악당역 존스의 사이코연기와 존스일당이 미사일을 탈취하는데 이용하는 잠수함에 북한 인공기가 붙어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미 인기시리즈물 ‘베이워치’에서 육감적인 몸매를 자랑하던 에리카 엘레니악이 시걸의 파트너로 나와 수박같은 가슴을 과시하지만 방송에서는…글쎄?(레너드 멀틴 ‘영화가이드’의 평가 ★★☆)
▼ 「정무문」
감독 진가상. 주연 이연걸, 나카야마 시노부. 94년작. 홍콩액션영화의 전설 이소룡의 동명작품을 리메이크한 작품. 1910년대 중국 상하이를 무대로 일본의 폭압에 저항하는 한 중국 권법가의 활약을 그린 기본골격은 원작과 같다. 하지만 상대를 응시하는 이소룡의 매서운 눈빛과 이연걸의 서글서글한 표정에 현격한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극적 긴장도에서도 적지않은 거리가 있다. 일본 장교역의 나카야마 시노부는 ‘이연걸의 보디가드’ 등에서도 이연걸을 괴롭힌 단골악역배우. 중간에 이연걸이 일본인 여자를 만나 파문당하는 장면에서는 다소 지루하지만 끊임없이 펼쳐지는 액션신은 열대야(夜)속의 킬링타임용으로 무난할 듯.(‘열려라 비디오’의 평가 ★★☆)
▼「허리케인」
감독 잰 트로엘. 주연 제이슨 로바드, 미아 패로. 79년작. 1920년대 미국의 지배를 받던 태평양의 폴리네시아 섬을 배경으로 원주민 청년과 총독 딸의 사랑, 섬 주민과 미국총독과의 갈등을 그렸다. 37년에 만들어진 동명작품을 리메이크했으나 2천2백만달러를 투자한 것에 비해서는 볼거리가 너무 없다는 평. 나중에 ‘금지된 낙원(Forbidden Paradise)’이란 제목으로 TV에서 재방영됐다.(‘열려라 비디오’의 평가 ★☆)
<이승헌 기자>yengl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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