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장성수/주택 중도금대출 더 늘려야

  • 입력 1998년 7월 27일 19시 34분


올 상반기 주택시장 상황은 가격 폭락과 거래 두절로 요약된다. 은행 대출 축소와 할부금융사의 중도금 대출 중단 등으로 중도금 연체와 해약 사태가 빈발했고 신규분양률은 10%를 밑돌았다.

작년 12월부터 6월말까지 3백20개의 주택건설업체가 부도를 내 9만6천여가구의 주택 건설이 중단됐다. 주택 산업이 서서히 붕괴해 가는 국면에서 정부는 뒤늦게 갖가지 대책을 내놓았다. 전세자금 대출, 당첨권 전매허용 등에 이어 6월 중순에는 1조8천억원의 중도금 대출이라는 과감한 조처를 취했다.

그러나 준비 부족과 운영 미숙으로 중도금대출이 당초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접수 5일만에 대출신청이 마감돼 대부분 수요자는 신청을 못 해 정작 자금이 필요한 업체들은 숟가락 하나 얹지 못한 꼴이다.

원인은 자금 지원 규모가 너무 작았다는 데 있다. 닷새만에 2조2천억원의 신청이 들어왔다는 사실은 주택수요자들이 그동안 얼마나 자금지원에 목말라했는지를 보여준다. 자금 지원 절차에도 문제가 있었다.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다 보니 정작 한 푼이 아쉬운 중소업체를 제쳐두고 발빠른 일부 대기업에만 자금 지원이 집중됐다.

주택시장을 회생시키려면 하반기에도 중도금 대출 지원이 꼭 필요하다. 가능한 한 모든 신청자에 고루 자금을 나눠주는게 중요하다. 자금 규모를 늘리기 어렵다면 자금 수혈이 긴급한 수요자나 업체부터 자금을 배정하는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

장성수(주택산업硏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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