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문구의 CF가 나온 적이 있었다. 프로야구 감독도 어떤 선수에게도 공수주 3박자를 다 갖추라는 무리한 주문은 하지 않는다.
시즌 일정의 63.3%를 치른 28일 현재 규정타석과 이닝을 채운 팀의 몇 안되는 주전선수중에서 이른바 ‘0의 사나이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대표적인 선수가 홈런왕 이승엽(삼성)과 재간둥이 정수근(OB). 올 시즌 최다홈런 경신을 예약한 이승엽은 연일 대포를 쏘아올리고 있지만 도루는 한 개도 없다.
상대 수비진에게 주는 부담까지 치면 도루 한 개는 2루타보다 값진 것.그러나 삼성 서정환감독은 이승엽의 느린 발을 원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쓸데없는 도루 욕심때문에 몸이라도 상할까봐 걱정이다.
정수근은 이와 정반대의 경우. 1m78, 67㎏로 선수로 보기에는 민망할 정도의 깡마른 체격인 그는 프로 4년간 홈런이 3개에 불과하다.
오죽하면 정수근이 잠실구장에서 홈런을 치면 해가 서쪽에서 뜰 것이란 말까지 있을까.
타격 30걸중에서 홈런이 없는 선수로는 용병 캐세레스(OB)가 또 있다. 3월 시범경기때 연타석 홈런을 날리는 등 맹타를 과시했던 그는 정수근과는 달리 정규시즌이 되자 홈런포가 터지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이밖에 지명타자 요원인 최훈재(해태)는 실책, 김기태(쌍방울)와 위재영(현대)은 사구를 맞거나 내준 적이 없다.
제구력이 좋은 이경필(OB)은 희생플라이를 맞지 않아 위기에 강한 투수로 평가된다. 김기태와 박재홍(현대) 장종훈(한화) 김동주 심정수 우즈(이상 OB) 등은 무사 1루의 찬스에서도 희생번트를 한번도 대지 않았다.
팀으로는 ‘벌떼군단’ 쌍방울을 비롯, LG 삼성이 아직까지 개인 완봉승 투수를 배출하지 못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