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로 방송됐을때 늘 결론을 미궁속에 빠뜨리며 전모를 드러낸 적이 없는 ‘X파일’. 미국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열광적인 매니아들을 거느리며 컬트 프로그램이 되어버린 이 TV시리즈가 영화로 만들어졌다.
영화가 TV시리즈보다 진전되기를 바라는 매니아의 바람에 따를 것인가, 아니면 이 복잡한 이야기를 처음 접하는 관객에게 충실해야 하나. 영화 ‘X파일’은 후자에 무게중심을 둔 듯하다. 주인공인 FBI요원 멀더(데이비드 듀코브니 분)와 스컬리(질리안 앤더슨)를 비롯, 등장인물들의 역할과 관계가 상세히 소개된다.
X파일은 상식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건, 현상과 관련된 비밀임무를 모아놓은 미국정부의 극비 일지. TV시리즈에서 멀더와 스컬리가 X파일을 조사하는 과정은 팽팽한 두뇌게임과 보는 이의 예상을 앞질러가는 복잡한 구조로 점철돼 있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예상치않은 빌딩 폭파사고의 배후에 숨겨진 음모를 파헤쳐 나가던 두 사람이 후반부에 ‘액션영웅’으로 바뀌어 버린다. TV에서는 손 한번 잡지않던 이들이 로맨틱한 관계로 발전하는 것도 영화의 다른 점. TV시리즈의 매니아가 아닌, 처음 접하는 관객이라면 즐기면서 볼 수 있을 듯하다. 8월1일 개봉.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