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창]황민하/총파업 해결한 덴마크총리

  • 입력 1998년 7월 28일 19시 45분


덴마크는 선진국중에서도 최고수준의 복지국가로 알려져 있다. 남한의 반도 안되는 좁은 땅, 5백20만의 인구, 제한된 산업기반 등을 고려할 때 1인당 국민소득이 3만4천달러에 달한다는 사실이 처음엔 믿기 어려웠으나 몇가지 사건을 겪으면서 ‘이들이라면 가능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얼마전 노조의 전국적 파업을 들 수 있다. 4월말 덴마크의 전노조는 파업을 했는데 파업 2주가 되도록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자 총리가 중재안과 함께 5월4일자로 직장복구 명령을 발표했다. 노사갈등이 극도로 심각한 상황에서 총리의 발표가 효과가 있을까 생각했으나 놀랍게도 5월4일 오전 모든 산업이 정상화되었다. 이를 보고 정부를 전적으로 신뢰하는 덴마크 사람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정부에 대해 이러한 믿음을 갖게 한 정치가나 관료 역시 우리와는 큰 비교가 된다. 행사에서 한두잔 마신 포도주로 인한 음주운전으로 차기 총리후보였던 야당당수가 정치생명을 마친 사건, 세수증대를 위해 도시미관을 해치는 고층빌딩 건축을 허가했다는 이유로 차기시장 선거에서 탈락한 코펜하겐 시장 등.

소득의 반이상을 세금으로 내면서도 정부를 믿고 일단 정책이나 법이 시행되면 묵묵히 따르는 국민, 정직하고 깨끗하며 오늘의 인기가 아닌 국가의 장래를 생각하는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하는 국회와 정부, 이것이 황무지에서 오늘의 덴마크를 건설한 보이지 않는 손이 아닐까.

황민하(KOTRA 코펜하겐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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