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여름리그]고득점-맨투맨 『팬은 즐겁다』

  • 입력 1998년 7월 29일 19시 35분


28일 첫 선을 보인 한국여자농구 여름리그. 바뀐 경기방식과 규정때문에 코칭스태프도, 선수들도 정신이 없다.

가장 큰 변화는 공격제한시간이 24초로 줄어든 점과 4쿼터중 3쿼터에만 자유로운 수비를 허용할 뿐 나머지 쿼터에선 대인방어만 해야한다는 점.

공격제한시간이 6초나 줄어드는 바람에 어느 팀이든 수비리바운드를 잡으면 중앙선을 빨리 넘느라 머뭇거릴 틈이 없다. 늦을 경우 그만큼 공격을 차분하게 할수 없기 때문.

경기 템포가 빠르니 선수들은 죽을 맛이지만 팬은 즐겁다. 종전 여자경기의 득점은 70점선. 그러나 신세계는 국민은행전에서 무려 1백1점을 쏟아부었고 삼성생명도 96점을 넣었다.

특히 남자경기에서나 보던 속공이 심심찮게 나오니 더욱 그렇다. 신세계와 국민은행의 경기가 그 예. 이 경기에서 신세계는 정선민이 4개, 이언주가 3개 등 무려 10개의 속공을 성공시켰는데 이는 이날 벌어진 3경기에서 최다.

공격제한시간의 감소로 공격횟수가 많아지다 보니 중요한 것은 리바운드. 삼성생명은 현대산업개발을 24점차로 대파했는데 그 힘이 바로 제공권. 삼성생명은 리바운드에서 무려 45대31로 앞섰다. 수비변화도 새 바람을 몰고 왔다. 매치업 존이나 스위치 맨투맨으로 다른 선수를 도와주면 부정수비. 자신이 맡은 선수는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다 보니 돌파력이 우선. 발 느린 선수는 별 볼 일이 없다.

종전 최고의 스타는 슈터. 그러나 맨투맨 수비로 3점슛 기회는 전보다 훨씬 줄어들었다. 대신 화려한 돌파에 이은 레이업슛이 으뜸.

각 팀 감독들도 정신이 없기는 마찬가지. 전, 후반으로 경기하던 종전엔 후반 초반과 막판 승부를 거는 작전이 대부분이었는데 4쿼터제가 되자 매 쿼터마다 작전을 세우고 승부수를 던져야하기 때문.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의 조승연 전무는 “새 경기방식때문에 벤치든 선수든 당황하기는 마찬가지”라며 “경기가 거듭될수록 노하우를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첫 경기에서 드러난 아킬레스건을 얼마나 빨리 보완하느냐도 남은 승부의 관건. 센터를 빼고는 모두 3점슈터로 무장한 현대산업개발은 권은정 박명애에게 슛찬스를 만들어줄 전술이 절실하다. 또 국민은행은 약한 센터진, 5개팀 연합군으로 이뤄진 신세계는 팀워크, 삼성생명은 교체멤버의 부족, 상업은행은 포인트가드의 능력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최화경기자〉bb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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