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밤과 다음 날 아침까지 영우는 계속해서 오빠라고 부르며 섹스를 했다. 영우의 질은 작은 이빨이 박힌 물고기의 아가미처럼 나를 짓씹으며 빨아당겼다. 나는 당황했고 극도로 흥분했고, 심지어 두려웠다. 한 순간 정신을 잃고 내가 모르는 캄캄한 심연 속으로 영영 고꾸라져 버릴 것만 같았다.
그날부터 나는 일주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영우와 함께 모텔에 들었다. 한낮이거나 오후거나 저녁이거나 혹은 밤중이거나. 어느 날은 새벽까지 한잠도 자지 않고 서로의 살 속으로 파고들었다. 단지 두 개의 성기 뿐인, 거의 곤충같이 단순한, 한없이 미끄러운 점액질의 흡반속으로 빨려들어간 미친 듯한 섹스였다.
―나에겐 오빠가 있어.
영우는 어느 날 부턴가 나에게 반말을 했다.
―큰이모의 아들이야. 큰이모가 죽은 뒤, 우리 집으로 와서 살기 시작했어. 이모부는 곧 재혼을 했거든. 난 이모부란 사람을 두 번쯤 보았어. 작은 도시에서 가구공장을 했어. 오빤 나보다 다섯 살이나 많아. 내가 열 살 때 오빤 열 다섯 살이었어. 그리고 내가 열 일곱 살 때 오빤 스물 두 살이었지. 내가 열 일곱 살이 되었을 때, 처음으로 오빠와 성교를 했어. 오빠가 군대에서 휴가를 나왔을 때였지. 그때부터 난 오빠의 여자였어.
오빤, 쉽게 설명하면 장국영같이 생겼어. 장국영 보다 조금 더 통통하고 귀엽게 생긴 사람인데, 슬픈 표정을 짓고 있었고, 말이 없었고, 죄의식에 사로잡혀 있었고, 무언가를 두려워했고, 때론 나에게 잔인하게 굴었어. 내가 방안에 들어가면 더러운 년이라며 꺼지라고 욕을 하다가, 너는 내 여자니까 다른 사람과 결혼하면 이 일을 다 폭로할 거라고 협박했다가 어느 날은 나를 숨막히게 끌어안고 우는 거야.
오빤 학교를 졸업하고 무역회사에 취직했어. 2년 전이야. 직장을 갖게되자 아파트를 얻어 독립했고 그리고 그때부터는 나를 거절했어. 내가 가면 문 앞에서 돌려세우곤 했지. 그리고 여자 친구 중의 한 명과 약혼을 했어. 그 언닌 오빠의 오래 된 친구였어. 같은 과에서 공부했으니까. 오빠가 군대갈 때도 나와 함께 역에 나가 전송도 했었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 자살했어. 결혼식 치르기 이틀 전이었는데, 정말로 죽은 거야.
―함께 있는 걸 보았구나.
영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오빤 그 전날 약혼녀에게 아파트 키를 복사해 주었어. 벨 소리는 들리지 않았어. 우린 너무 취했고, 음악 소리는 너무 컸어. 우린 거실의 소파 위에서 이제 막 성교를 끝내고 한 몸처럼 엉켜 있었어.
―오빠는?
―오빤 그 후 부에노스아이레스로 갔어. 회사에 지사 근무를 신청 했고 3개월 뒤에 가버렸어. 그 모든 일이 아주 쉬웠어. 안 돌아 올 거래. 오빤 정말 안 돌아 올 거야. 이 세상엔 나 혼자 뿐이야.
―…….
―그날 오빠가 오지 말라고 했었어…. 그날도 문 앞에서 돌아가라고 달랬었어…. 난 마지막이라고 생각했어. 오빠를 잃는 걸 받아 들이겠다고 생각했어. 오빠 없이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는데…. 그 모든 것이 다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었는데 왜…. 왜 이렇게 되었을까? 오빠, 내가 그렇게도 나쁜 여자였나.
<글:전경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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