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결혼한 초보주부 김명신씨 (30·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게 남편 (전수근 ·39 ·TMS엔지니어링 과장)이 전화를 건 것은 밤 10시 반.
나이 마흔 가깝도록 노총각으로 지내다 김씨와 결혼한 남편. 허니문 베이비가 생겼다는 소식에 “시베리아에 가서 참외라도 따다 주겠다”는 결의에 찬 그에게 김씨가 주문한 것은 딸기. 퇴근시간인 오후 5시반, 남편은 쏜살같이 사무실을 뛰쳐나와 5시간 동안 딸기를 찾아 회사 근처 영등포시장과 백화점을 ‘방황’. 그러나 남편은 딸기를 사는 데 실패하고 집으로 전화할 수밖에 없었다. 김씨는 결국 딸기아이스크림에 만족해야 했는데….
“수근씨, 정말 미안해, 하지만 아기가 원하는 데 어쩌겠어요.”
“오히려 내가 미안해. 임신했을 때 먹고 싶은 것 못 먹으면 평생 섭섭하다던데….”
‘딸기 찾느라 수고했어요’〓곰국/조기구이/멸치볶음/장조림/김치/계란부침/8천원.
〈나성엽기자〉news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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