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한영희/해외서 땀흘리는 당신께

  • 입력 1998년 8월 6일 19시 30분


1996년 5월31일 둘째 아들 승용이를 낳자마자 핏덩이를 만져볼 겨를도 없이 당신은 인도네시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지요. 젊을 때 고생을 조금만 더 하자면서.

벌써 햇수로 3년이 흘렀군요. 그 조그만 핏덩이가 세살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전화로 “아빠. 아빠”하다가 어떤 때는 어색한지 “아저씨”라고 부르는 걸 보면서 기분이 묘해지기도 합니다.

요즘 그곳은 어떤가요. 신문이나 TV를 보면 여러가지로 혼란스러운 것 같아 걱정이 많습니다. 하는 일에 큰 지장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뿐입니다.

소식들어 알겠지만 당신이 해외에 나가있는 동안 우리나라는 참 많은 변화를 겪고 있어요. IMF다, 기업간의 인수합병이다, 정리해고에 대량실업이다 하는 것을 보면 정말 위기는 위기인가 봐요.

당신이 이런 어려운 때에 멀리 타국에서 어려운 영어 서류 뭉치와 씨름하며 땀을 흘리고 귀중한 외화를 벌어 들이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릅니다. 오늘은 당신께 이 한마디 해 드릴게요. 당신처럼 묵묵히 일하는 사람이야 말로 진정한 애국자라고요.

한영희(경기 광명시 광명6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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