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시간에 보금자리를 잃고 이재민 수용소에서 꼬박 밤을 새우는 가족, 철로를 따라 피란민처럼 걸어서 출퇴근 한 수도권 직장인, 도시가스 공급이 끊겨 한기와 배고픔속에 밤을 지샌 사람 등 마치 전란 상황을 방불케 했다.▼ 도로 지하철마비 ▼
서울시내와 신도시, 경기북부, 인천 강화일대의 도로가 침수됐다. 의정부 동두천 파주 포천지역에서 서울로 통하는 1번 43번 32번 등 주요 국도가 물에 잠겨 통행이 끊겼으며 서울 창동∼의정부 구간 전철과 국철 성북∼의정부, 경원선 의정부∼신탄리 구간 등의 열차운행이 중단됐다.
서울과 일산 신도시를 잇는 지하철 일산선 백석∼대화역이 6일 오전 6시반부터 운행이 중단됐고 국도 곳곳이 침수돼 서울로 출근하려는 시민들사이에 극심한 교통혼잡이 빚어졌다.
서울시내에서는 6일 오전 4시28분부터 동부간선도로 양방향이 통제된 것을 비롯해 하루 20만명이 이용하는 지하철 7호선 운행이 전면 중단됨에 따라 서울 동북부 지역이 고립돼 결근 사태가 속출했다. 이밖에 구파발 일대 당인교가교 세검정로터리 등의 도로가 물에 잠기는 등 도로기능이 마비됐다.
▼ 통신두절 ▼
강화도 지역 7천2백12회선, 포천지역 5천48회선 등 수도권과 경기북부, 인천 강화도지역 가입자 2만1천9백16회선과 전용회선 8백54회선이 침수로 불통됐다. 급류로 도로가 유실되면서 전화회선도 함께 쓸려갔다. 가옥이 침수되면서 전화기도 함께 고장을 일으킨 경우도 많았다. 피해지역 친지들과의 안부전화가 폭주하자 한국통신은 서울에서 경기북부지역으로의 통화량을 제어하고 통화자제를 요청했다.
▼ 전력 및 도시가스 중단 ▼
서울과 경기도 일대 2만여 가구에 대한 전력공급이 중단됐다. 전선 유실로 파주 5천2백가구 등 경기 북부지역 1만여가구가 정전됐다. 강화도 지역에서만 1만여가구에 대한 전기공급이 끊겼다. 서울에서도 오전 한때 상계동 아파트단지에서 감전사고 등을 우려해 단전을 요청하기도 했다.
전력중단외에도 서울 도봉구 종로구 일대 4천여가구에 대한 도시가스공급이 중단됐다. 중랑천 제방훼손으로 가스관이 30여m이상 노출되면서 도봉1동 일대에 대한 가스공급이 중단됐으며 도로붕괴로 종로구 구기동 일대에도 가스공급이 끊겼다.상수도 중단경기 고양시 가압장과 상수도 사업소 정수장이 침수돼 고양시내 3만8천여가구에 대한 수돗물 공급이 오전 3시경부터 중단됐다. 고양시 홍도동 등 7개동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경기 의정부 가압장이 침수되고 고양시 고양정수장 인근 곡릉천 제방이 2백여m가량 무너졌다. 고양시는 오전 8시경부터 급수차 3대를 동원해 비상급수를 실시했으나 단수지역이 넓어 어려움을 겪자 간이상수도나 약수터 등 비상급수원을 사용해 달라고 호소했다. 고양시는 상수도 공급 재개에 최소 2,3주에서 한달 가량 걸릴 것으로 분석했다.
〈이원홍·하태원기자〉bluesky@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