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련은 95년 96년 그리고 올해까지 세번이나 북한의 8·15축전행사에 대표를 보냈다. 축전 참석이 거의 연례행사다. 북한당국은 북한 언론 매체들을 총동원, 남에서 온 한총련 대표들을 ‘통일의 선봉장’이라며 선전한다. 혈기 왕성한 대학생으로서는 마치 통일의 영웅이나 된 듯 우쭐한 생각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그게 아니어서 안타깝다.
▼북한당국은 이번에도 한총련 대표의 참석이 ‘조국통일을 기어이 이룩하고야 말려는 우리 겨레의 막을 수도 꺾을 수도 없는 통일 의지의 일대사변’이라며 법석을 떨고 있다. 북한의 내부 체제를 다지는데 이보다 더 좋은 소재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밖에서 보기에는 우스꽝스럽고 치졸한 선전이다. 불법 입북한 한총련 대학생 두 명의 8·15축전 참석이 무슨 ‘대사변’인가.
▼마침 이들이 북한에 들어간 날 공교롭게도 김포공항에는 ‘옛 대학생’5명이 해외 망명생활을 청산하고 귀국했다. 모두가 전대협 한총련의 대표로 북한을 다녀온 뒤 베를린에서 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을 결성, 활동했다. 이들은 그동안 해외에서 ‘나름대로 통일운동’을 했다고 주장할지 모른다. 그러나 불법 입북으로 시작된 자신들의 해외 활동이 얼마나 통일에 도움이 됐는지 냉철하게 따져보길 바란다.
남찬순<논설위원〉chans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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