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고속도 가로등」,날씨-교통량따라 밝기조절

  • 입력 1998년 8월 9일 20시 27분


네덜란드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날씨 교통량 등에 따라 고속도로 가로등의 밝기를 조절하는 ‘차별 조명’시스템을 곧 도입할 예정이다.

날씨가 좋고 교통량이 적을 때는 밤이라도 조도를 낮추고 안개 등 악천후에는 조도를 높이는 식으로 가로등을 관리하면 전체 에너지 사용량이 감소하고 사고도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정부의 의뢰에 따라 96년부터 2년간 연구를 해온 델프트 공과대학 도로교통연구소 에릭 윈켈 연구원은 “조명 차별화로 에너지는 30%, 교통사고는 20% 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윈켈 연구원팀은 델프트 인근의 왕복 6차선 고속도로 12㎞ 구간에서 지난 2년간 날씨 교통량 등에 따라 가로등 밝기를 달리하고 이것이 사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구간에는 밝기를 조절할 수 있는 가로등을 설치했던 것.

예컨대 교통량은 많지만 날씨가 맑은 날 밤에는 보통 밝기인 ㎡당 1칸델라로 조도를 맞췄고 비가 내려 길이 미끄러울 때는 교통량에 상관없이 밝기를 두배로 올렸다.

또 안개가 끼었을 때는 낮이라도 가로등을 켰다. ㎡당 2칸델라로 비오는 날 밤의 가로등 밝기와 같도록 했다.

윈켈 연구원은 “맑은 날에는 지금보다 밝기를 낮춰도 운전에 전혀 지장이 없었고 사고도 늘지 않았다”며 “그 대신 안개 등으로 조건이 나쁠 때 가로등 밝기를 높인 것이 사고감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윈켈연구원팀은 12월 ‘고속도로 가로등 밝기조절이 에너지 절약과 사고감소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최종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네덜란드 정부는 이 보고서를 검토한 뒤 총연장 2천2백10㎞의 고속도로중 가로등 시설이 돼 있는 구간(32%)에 단계적으로 이 방법을 도입할 계획이다.

〈델프트〓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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