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유럽 챔피언스컵 축구대회 바이에른 뮌헨(독일) 대 오빌리치 베오그라드(유고)의 경기를 앞두고 유럽 축구계는 신경을 바짝 곤두세웠다. 오빌리치팀의 구단주인 아르칸이 뮌헨에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퍼졌기 때문.
구단주라면 당연히 VIP 대접을 받으면서 경기를 관전해야 하지만 그는 유고 내전 때 세르비아계 군대를 이끌어 전범으로 낙인 찍힌 인물.
때문에 유럽 각국은 그가 한발짝이라도 들어오면 체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고 그는 결국 독일행을 포기했다. 대신 그는 경기장에 측근을 보내 휴대전화로 경기 상황을 생중계하도록 했다.
유고의 명문팀인 레드스타의 팬클럽을 이끌었던 그는 경기장에서 크로아티아계 팬과 유혈 충돌을 일으켰고 이 사건은 바로 다음날 터진 유고 내전의 전초전이 되고 말았다. 레드스타 팬을 중심으로 군대를 모집해 참전했던 그는 전쟁 후에는 오빌리치팀을 인수해 강팀으로 둔갑시켰다.
그러나 그의 삐뚤어지고 광기어린 축구열은 세르비아 시민 중에서도 오빌리치팀을 응원하는 팬이 1천명도 안될 정도로 외면 받고 있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