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과 주민들은 우표를 사서 붙이면서 다른 아파트 단지내 우체통까지 가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짜증을 내곤 했다. 아파트 3곳에 우체통은 1개. 우표를 판매하는 나는 주민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 같아 괜히 미안했다.
그렇게 1년이 지났을까. 우체국에 미룰 일이 아니라 내가 우체통을 한번 만들어 보자 생각했다. 좁고 긴 상자에 위쪽에는 편지 넣는 구멍을 뚫고 밑에는 ‘편지수거함―날마다 집배원 아저씨께서 수거해 가십니다’라는 말을 쓴 뒤 집배원 아저씨의 사인을 받아 걸어놓았다. 집배원 아저씨도 작은 상자에 편지가 쌓이는 모습을 보고 기뻐 하셨다.
학생들이 작은 상자에 편지를 넣으면서 “진짜 여기에 편지를 넣으면 가요? 어디까지 가요?”하며 신기해 하는 모습이 재미있다. 지금도 조그만 상자는 주민들의 아름다운 사연을 기다리고 있다.
박영자(상업·전북 전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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