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벼룩시장은 사내 통합전산망인 ‘싱글’ 내에 마련된 일종의 중고물품 매매를 위한 전자게시판. 삼성 사원이면 누구나 PC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작년 3월 처음 문을 연 이 벼룩시장은 IMF한파 이후 매매를 희망하는 게시물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요새는 하루 3백여건. 한달에 물건을 사고 팔겠다는 글들이 무려 1만건 가까이 올라온다.
거래되고 있는 물품도 전자제품 유아용품 문화관람권 레저용품부터 중고자동차, 주택 매매 및 임대같은 굵직한 것에 이르기까지 없는 게 없을 정도.
사고 파는 이들이 매매를 위해 올려놓은 글에는 생활고를 가늠케 하는 사연도 자주 눈에 띈다. IMF한파 이후 자금사정이 나빠져 집을 내놓은 사람부터 아파트분양권이나 전세를 양도하겠다는 사람, 자동차 유지비용이 부담스러워 차를 내놓은 사람, 집에서 쓰지 않는 물건을 하나라도 팔아 살림에 보태겠다는 사람 등 수천여건의 글이 벼룩시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이곳에서 거래를 해본 임직원들은 사내 전산망이 삼성인만 쓸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믿고 거래할 수 있고 서로의 처지를 잘 이해한다고 자랑한다. 벼룩시장을 관리하고 있는 삼성 정보센터의 이윤정대리는 “물품 거래로 인한 거래사고가 손으로 꼽을 만큼 적다”고 말했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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