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도 한마디 남기지 못하시고 돌아가신 분을 시립묘지에 모시던 날, 모두 떠난 묘 앞에서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던 처남 모습이 제 망막에는 슬픈 영화의 한 장면처럼 새겨져 있습니다.
아마 외아들인 처남의 슬픔이 남달랐을 것입니다. 당신의 약한 몸은 아랑곳하지 않고 늘 며느리 자랑을 하시고 간혹 딸의 집에 전화를 걸어 “별일 없나 해서 그냥 전화했어”하시는 장모님. 당신은 감추려 애쓰지만 쓸쓸한 마음 전부는 아니어도 조금은 헤아려 볼 수 있습니다.
장모님, 하지만 앞으로는 좋은 일만 생길 것입니다. 당신의 친손이 태어나는 날 좋아하는 장미꽃 사들고 찾아뵙겠습니다.
류성진(경기 고양시 일산구 주엽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