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당시 박물관을 독도 수호의 전진기지이자 독도의 소중함을 알리는 교육현장이 되도록 하겠다는 관계자들의 다짐은 다 어디 갔는지 한심스러울 뿐이다. 울릉도의 관문 도동항에 들어서면 한 눈에 보이는 독도박물관은 개관 이래 4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각종 사료를 통해 신라시대 이래 독도가 우리 영토임을 보여주며 울릉도의 명소 중 하나로 자리잡아 가던 중이었다.
▼수해복구를 위한 예비비가 약간 있으나 수재민 구호용으로도 모자라 박물관 기증자인 삼성측에 복구비 부담을 당부했다는 게 울릉군 관계자가 밝힌 대책 아닌 대책이다. 울릉군의 연간 세입은 불과 14억원. 가난한 재정에 박물관 운영비 4억원이라는 거금을 도는 물론 중앙정부의 한푼 지원 없이 가까스로 마련해오다 수해까지 입었으니 어쩔 수 없다는 하소연이다. 지방자치단체의 딱한 재정사정을 알게 해준다.
▼민간이 기부한 문화시설 하나 운영할 능력이 없어 쩔쩔매는 지방자치단체의 현실을 보면 얼마전 정부가 기획했던 박물관 등 문화시설의 지방이관이 얼마나 무책임한 탁상공론인지 알 수 있다. 지어만 놓고 문이 잠겨있는 문화 복지시설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독도의 상징성을 생각할 때 독도박물관의 장기휴관은 국가적 수치다.
〈임연철 논설위원〉ynch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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