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기막힌 사내들」

  • 입력 1998년 8월 20일 19시 48분


‘허탕’ ‘택시 드리벌’로 연극계에서 재능을 인정받은 신인감독 장진(27)의 데뷔작 ‘기막힌 사내들’은 관객을 웃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짓눌린 것처럼 보인다.

연쇄살인사건으로 시끄러운 도시. 살인의 대상이 국회의원인지, 대머리인지 경찰조차 헷갈려하는 와중에 4명의 용의자들이 취조실에 모인다. 그러나 이들은 하나같이 살인사건 현장 근처를 배회하거나 매번 자살을 시도하다 실패했던, 재수없는 사람들이다. 이 기막힌 사내들의 좌충우돌 사연이 영화의 뼈대를 이룬다.

이 영화에는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재기발랄함이 곳곳에 스며있다. 사투리를 점잖은 표준말로 바꿔 자막처리를 한 것이나 우스꽝스러운 자살 시도 장면, 취조실 벽을 보고 앉아있던 용의자들이 벌이는 그림자 놀이 등은 객석을 웃음바다가 되게 하기에 충분하다.

영화의 이야기 구조가 얼마나 탄탄한지, 현실적인지를 따져보는 건 이 영화에 어울리지 않는다. 상황과 인물들은 극도로 과장됐고 사건의 발전은 엉성하다. 그럴만도 하겠다는 공감을 주는 대목은 거의 발견하기 어렵다. 그냥 웃자고 작정하지 않으면 제목 그대로 기막힐 영화. 2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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