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80년대에 만들어진 ‘스카이넷 4A,4B,4C’를 대체하는 3기의 군사위성(스카이넷 4D, 4E, 4F)을 제작 발사하기로 한 프로젝트의 첫 단계다.
영국은 미국의 뒤를 잇는 군사위성 분야의 2인자다. 60년대 구 소련과 미국이 ‘우주개발전쟁’을 벌이던 시절 영국은 스스로 ‘블루 스트릭’ 탄도미사일 개발포기를 선언하면서 경쟁불참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영국과 미국은 ‘지상판독사진 등 위성을 통해 미국이 수집한 정보의 대부분과 영국 지상정보기관이 얻은 정보를 서로 교환한다’는 정보교류 협약을 체결했다.
스카이넷 4D의 성공적 발사 및 운용으로 영국은 유럽내 군사위성 경쟁에서 선두자리를 지키면서 해외군사활동 능력을 크게 개선하는 전기를 마련했다.
영국과 프랑스가 세운 컨소시엄 ‘마트라 마르코니 스페이스’는 새 군사위성 개발사업에 7억1천만달러(약 9천5백억원)를 투입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독일의 다임러벤츠항공과 추가로 통합해 종업원 4천8백명에 연간 매출 22억달러인 초대형회사로 변신하고 있다. 향후 2년내에 70여개의 위성을 제작 발사할 계획도 갖고 있다. 지금까지 영국 스카이넷 위성들의 주요임무는 유럽지역에 한정됐었다.
따라서 수신용 안테나가 유럽지역을 향해 고정될 수밖에 없어 동아시아 등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오는 신호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부득이 위성궤도를 수정해야 했다. 이는 위성 운영상의 실수와 고장의 제1 원인이었다.
새로운 스카이넷 4D, 4E, 4F 시리즈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다목적 활동에 유리하도록 기능을 갖췄다.
이 시리즈는 우선 민간위성의 기능도 일부 담당한다. 폭주하는 정보량을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초광역주파수대역과 신형 전파뒤엉킴 방지장치가 채택됐다. 또 궤도수정 없이 최상의 수신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안테나가 스스로 방향을 조절하도록 설계됐다.
올해와 내년 9월 각각 발사될 스카이넷 4E, 4F에는 아리안로켓이 추진체로 사용돼 앞으로 7년간 적도 상공 3만3천㎞ 지점에 배치될 계획이다.
특이한 점은 영국정부가 올들어 처음으로 군사위성 여유주파수 대역의 민간목적 사용을 허가했다는 점이다. 군사위성을 통해 대학에서 원격화상수업을 진행하고 대기관측 및 농작물 수확상황을 파악하게 한다는 것이다.
군사위성의 이용상 문제점으로 향후 개선책 마련이 시급한 것은 폭주하는 위성사용 수요 가운데 효과적으로 우선순위를 가려내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로 96년 합동 군사훈련기간중 미 해병의 식량지원 요청은 프랑스 공군의 가상적군 전투기 정보요구와 동일한 비중이 매겨져 작전수행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정리〓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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