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대한 견해를 말해달라(핀란드에서 카리·caspar@2a141.suitsi.ratol.fi).
▼ 답 ▼
나는 게임이라면 온라인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좋아한다. 어릴적 우리 가족은 판 위에서 말을 움직이며 노는 보드게임을 즐겼다. 나는 브리지게임 포커 바둑 체스를 아주 좋아했다. 대학 기숙사에선 친구들과 비디오게임을 즐기며 여가를 보냈다. 비디오게임은 나를 열광시켰다. 포커에도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1981년 PC가 등장했을 때 마이크로소프트사(MS)는 운영체제인 MS도스와 함께 몇 개의 소프트웨어(SW)를 선보였다. 우리가 출시한 SW 중에는 지금은 잊혀진 ‘타자교사’같은 게임도 있었지만 17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러차례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어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비행 시뮬레이터’도 있다.
최근 몇 년간 MS는 컴퓨터 게임사업을 강화했고 다른 업체들에도 게임에 투자할 것을 독려해 왔다. 더 많은 업체들이 좋은 게임을 만드는 데 동참한다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홈PC 시장을 확대할 수있을것이기때문이다.
나는 PC게임을 설치하느라 쩔쩔매곤 했다. 정말 짜증나는 일이었다. ‘윈도3.1’시절만 해도 게임은 다른 응용 프로그램들과 곧잘 충돌을 일으키곤 했다. 오죽하면 그 시절엔 PC사용자들이 게임을 설치하려면 전문가를 불러야 할 정도였다. 이런 문제 때문에 게임 시장이 커지기 힘든 상황이었다.
지금은 이보다 훨씬 호전된 상태. 게임 개발자들은 설치가 더욱 쉬워지고 다양한 종류의 하드웨어(HW)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내놓고 있다. SW와 HW가 발달하면서 이들은 아이디어 넘치는 게임 개발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개발된 게임이 PC에서 돌아갈 것인지에 대해 신경쓸 필요가 줄었다.
게임과 다른 SW의 구별도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만일 환상적 분위기의 사이버스페이스에서 산책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SW가 있다면 그것을 과연 게임이라고 할 수 있을까. 또 당신의 자녀들이 재미있게 공부하는 교육용 SW 역시 게임일까.
요즘 눈에 띄게 늘어난 인터넷 게임은 반응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수 있다. 모뎀에 전화선을 연결해 게임을 한다면 더욱 답답증을 느낄 수밖에 없다.게임이 얼마나 빠르게 반응하는가의 문제는 인터넷으로 브리지게임이나 체스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여러명이 동시에 긴박감 넘치게 즐기는 액션 게임의 경우에는 아주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방법은 두가지. 하나는 숫자를 제한해서라도 두명만 연결해 박진감 넘치는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것이다. 아니면 고속 네트워크에서만 돌아가는 빠른 속도의 게임을 개발하면 된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게임의 속도는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을 전망이다. 전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인터넷에 들어가 불특정다수를 상대로 인터넷 게임을 즐기는 것이 흔한 일이 될 것이다. 이미 네트워크 게임시대가 도래했다. 정해진 시간이 되면 매일 인터넷에 들어가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로 늘고 있다. 우리는 아직 온라인 게임으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는 방법은 알지 못한다. 그러나 언젠가 성공할 것임을 확신한다.
〈정리〓정영태기자〉 ytce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