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憲裁 창립 10주년 맞은 김용준 소장

  • 입력 1998년 8월 31일 19시 24분


헌법재판소가 1일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김용준(金容俊)헌재소장은 “헌재는 앞으로 국민의 기본권이 최대한 보장되도록 노력해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도록 배전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헌재는 그동안 헌법소원 사건 4천1백33건을 접수해 이중 3천7백17건을 처리했다. 위헌결정을 내린 것은 1백70건.

제헌헌법 시절부터 5공 때까지 헌법소원사건을 담당했던 기관들이 내린 위헌건수가 7건이었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헌재는 그동안 국민과 유리됐던 헌법을 ‘생활헌법’으로 바꾸는 데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성동본 금혼 위헌’‘사회보호법 위헌’‘간통제 합헌결정’ 등은 헌법을 사회현실에 걸맞게 재단한 사례들로 꼽힌다.

12·12 및 5·18사건 주모자 처벌을 위한 특별법에 대한 합헌결정은 쿠데타 주모자의 처벌 근거를 만들었다고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헌재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한계를 안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헌재는 6공 시절 자치단체장 선거연기 헌법소원사건을 2년2개월이나 끌다가 각하했다. 또 국무총리서리체제에 대한 위헌여부에 대해서도 신청인 자격을 이유로 각하결정을 내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한 결정을 회피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헌재가 정치권력에 약한 것은 재판관 임명권이 대통령에게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따라 법조계에서는 재판관 전부를 국회가 인사청문회를 통해 심사한 뒤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하자는 주장을 제기해왔다.

법조계 관계자는 “헌재가 정치권력에 대해 여전히 약한 모습을 보여 독립적인 위상을 찾도록 법개정 등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원표기자〉cw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