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중반 등장한 오리털 의류는 90년대초까지만 해도 ‘방한의류의 대명사’로 불릴만큼 각광받던 제품. 가벼우면서 보온효과가 좋아 최고의 방한복 대접을 받았다.
이후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무스탕 등 피혁과 고급 모직제품에 자리를 내주고 최근에는 아동용이나 스포츠 의류로만 팔리고 있다.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무엇보다 피혁류에 비해 값이 싸다는 점이 오리털 의류의 최대 장점. 피혁류는 구입비용뿐만 아니라 세탁등 관리비용도 만만찮게 들어가 어려워진 가계 형편에선 구입이 꺼려질 수밖에 없다.
라니냐 현상으로 올 겨울이 추울 것이라는 예측도 방한효과가 좋은 오리털 의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요인. 자가용 승용차 이용을 자제하는 경향 역시 오리털 의류에 유리하다.
의류업체들은 이때문에 그동안 줄여오던 오리털 파카 생산량을 올해는 늘릴 계획. 백화점 의류 매장도 파격가 세일을 해도 팔리지 않는 피혁의류 대신 추석 대목에 맞추기 위해 오리털 의류 확보에 들어갔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의류 반입량을 작년보다 10∼30% 줄일 계획이지만 오리털 의류는 작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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