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삼성 이승엽-OB 우즈, 『거포 대결』

  • 입력 1998년 9월 7일 19시 33분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최소한 홈런왕 만큼은 용병에게 내주지 않겠다던 토종의 자존심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리틀라이언’ 이승엽(22·삼성)이 토끼라면 ‘흑면마왕’ 우즈(29·OB)는 거북이.

불과 한달여전인 7월말까지만 해도 이승엽이 33개,우즈가 24개로 9개나 차이가 났지만 어느새 우즈가 3개차로 따라붙었다.

우즈의 가장 큰 장점은 슬럼프 없이 꾸준히 쳐내는 홈런.시즌초 언더핸드스로 투수에 약점을 보이며 4월 한달간 홈런 4개를 치는데 그쳤던 그는 이후 6∼7개씩의 홈런을 꾸준히 쌓아왔다.9월 들어선 3경기 연속 홈런의 가파른 상승세.

반면 이승엽은 6월 한달간 13개의 홈런을 쳐내 미국 프로야구의 새미 소사(시카고 커브스·20개)와 함께 프로야구 월간 홈런 신기록을 세운데 이어 7월에도 10개를 보탰다.그러나 무더위와 장마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8월 들어선 고작 3개에 그쳐 팬들을 애태웠다.

이제 승부는 지금부터.우즈는 홈런수에선 뒤져 있지만 비로 취소된 경기가 많아 경기당 홈런수(0.330)에선 이미 이승엽(0.316)을 추월했다.

이 추세라면 시즌 예상홈런은 우즈가 42개로 91년 한화 장종훈(당시 빙그레)의 41홈런 신기록을 깨뜨릴 태세다.반면 이승엽은 40개에 머물 전망.

특히 우즈는 남은 23경기중 15경기가 지방 원정경기로 홈런 쌓기에 더욱 유리한 입장이다.

그러나 졸지에 도전자(?)의 입장이 된 이승엽의 반격도 만만찮다.지난해 양준혁(삼성),박재홍(현대),김기태(쌍방울),이종범(당시 해태) 등 타격 5인방과의 피말리는 MVP 경쟁을 이겨낸 이승엽의 천부적인 타격재질이 올해도 시즌 막판 빛을 발할 것이기 때문이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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