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 오전에 “차세대 메모리반도체인 2백56K Fe램을 세계최초로 개발했다”고 발표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게 발단.
LG측은 부랴부랴 예정에도 없던 “세계 최소형 64메가싱크로너스 D램 4세대 제품 양산” 자료를 내놓았다. 총수들까지 나서 사활을 건 경영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두 회사가 요즘 홍보전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매일같이 최소한 한 건 이상씩 ‘신기술 개발’ ‘신제품 양산’ 등 ‘뉴스’를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함량’이 의심되는 것들이고 이미 발표한 내용을 재탕한 경우도 눈에 띈다.
두 회사의 필사적인 홍보전은 “기술력에서 앞서간다”는 이미지를 심어놔야 향후 경영권 협상에서 여러모로 유리하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경쟁이 과열되면서 서로 ‘상대방 발표는 별 게 아니다’며 깎아내리는 혼탁 양상도 보인다.
이런 모습은 경영권 향배가 아직 미정인 다른 업종에서도 볼 수 있다. 발전설비 분야에서 한국중공업과 단일회사를 설립하기로 한 현대중공업도 빅딜 발표 이후 며칠새 ‘보도자료’를 부쩍 많이 내놓고 있다.
4일에는 ‘독일 지멘스사와 증기터빈엔진 기술 도입계약 체결’ 소식을 발표하더니 6일에도 ‘국산가스터빈발전기 첫 수출’을 발표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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