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사자기쟁탈 전국지구별초청 고교야구대회(동아일보사 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는 이런 점에서 야구의 참맛을 알려주는 최고의 대회로 정평이 높다.
군산상고가 ‘역전의 명수’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도 다름아닌 황금사자기대회.
김봉연 김준환이 버틴 군산상고는 72년 제26회 황금사자기대회 결승에서 부산고를 맞아 9회말 김준환의 총알같은 결승타로 5대4의 극적인 역전승을 일구어냈다.
이긴 군산상고나 패배한 부산고 선수들이 얼이 나간듯 멍하니 그라운드에 서있던 반면 서울운동장을 빼곡히 메운 3만여 관중들은 한편의 감동적인 드라마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80년 제34회대회 때 선린상고와 광주일고의 결승전도 야구팬들의 입에 아직도 오르내리는 명승부.
‘무등산 폭격기’선동렬은 3대3의 팽팽한 동점상황에서 8회 박노준의 홈런 한방에 격추됐고 이후 우수투수상을 받은 박노준과 김건우는 프로야구가 생기기 직전까지 최고의 스타로 인기를 누렸다.
지난해 51회 대회에서도 경기마다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명승부가 줄을 이었다.
휘문고와 경남상고가 맞붙은 16강전. 휘문고는 5회까지 2대7로 뒤져 패색이 짙었으나 6회와 7회 각각 1점씩 만회한 뒤 8회 무려 11명의 타자가 대거 6득점하며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아마야구 사상 최장시간인 4시간4분간의 혈전은 서막에 불과했다.
신일고와 광주일고가 결승전에서 동점 두번과 세번의 역전을 기록하며 불후의 명승부를 펼쳤기 때문.
엎치락 뒤치락하는 난타전 끝에 7대7로 동점인 9회말 1사 만루에서 신일고 김광삼이 왼쪽 끝내기 결승타를 터뜨려 신일고가 ‘케네디 스코어’인 8대7로 대역전승을 거둬 관중들을 열광시켰다.
〈전창기자〉jeon@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