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울고웃는 식음료업계 『날씨가 뭐길래…』

  • 입력 1998년 9월 15일 19시 42분


‘도대체 날씨를 짐작할 수 있어야지….’

날씨 변화에 민감한 식음료업계가 올들어 계속되는 이상기후 때문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엘니뇨로 인한 때이른 더위로 4∼5월 짭짤한 재미를 본 업계는 여름에는 오히려 서늘한 기온과 폭우로 장사를 망쳤고 가을 늦더위로 다시 매출이 급신장하자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진로쿠어스 맥주는 9월들어 11일간 출고량이 75만5천상자로 최대 대목인 8월 같은 기간보다 1만여상자 늘어났다. 진로관계자는 “9월매출이 휴가철인 8월을 능가한 것은 전에 없는 일”이라며 황당해 할 정도.

보통 출시 5개월전부터 제품비축을 시작하는 빙과업계도 불볕 늦더위가 계속되자 오랜만에 웃음이 되살아났다. 엘니뇨현상 때문에 올 여름이 무척 덥고 길 것이라는 기상예보만 믿고 2월부터 비축물량 확보에 나섰다가 1년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6∼8월 장사를 완전히 망쳤기 때문.

빙그레관계자는 “9월마저 서늘했다면 1년간 고스란히 비싼 냉동창고 보관료만 물어야 할 판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겨울장사를 준비하는 호빵업계는 출시시점을 놓고 하늘만 쳐다보고 있는 형편.

라니냐로 겨울이 빨리 올 것이라는 기상예보에 예전보다 보름정도 앞당겨 9월말 호빵을 출시하려 했던 ㈜샤니는 부랴부랴 생산계획을 전면수정해 10월 중순경에나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정재균기자〉jung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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