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추석선물 변천사는 경제상황 「바로미터」

  • 입력 1998년 9월 17일 19시 20분


‘추석선물은 경제상황을 보여주는 지표.’

5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추석선물 변천사는 선물의 면면이 그 시대의 경제상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시대별로 인기를 끌었던 추석선물을 조사했다.

▼50년대〓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아 선물을 주고받을 여유가 없던 때로 일부계층을 중심으로 쌀 돼지고기 등 생필품을 직접 건네주는 형태가 고작.

▼60년대〓백화점들이 추석 신문광고를 게재하고 한장짜리 추석카탈로그를 배포하는 등 판촉행사로 추석을 활용하기 시작. 라면 50개들이 한박스(5백원)나 30개들이 세탁비누 세트(1천원)가 고급선물 목록에 올랐다. 상류층에서나 오가던 최고의 선물은 제일제당의 ‘그래―뉴 설탕’으로 30㎏ 한포대에 3천9백원.

▼70년대〓소득이 늘면서 식생활과 무관한 화장품 속옷 플라스틱그릇 등이 선물대열에 등장. 선물세트의 종류도 60년대 1백여종에서 1천여종으로 늘어 당시 경제발전 속도를 짐작케한다. 세탁비누 대신 다이알세수비누, 반달표스타킹 등이 보편적인 인기 선물로 자리잡고 7천7백원하던 금성라디오는 귀한 선물.

▼80년대〓‘먹고사는’ 걱정에서 벗어나 선물의 ‘멋과 품격’을 추구하기 시작. 갈비세트 화장품세트 등 선물의 패키지화로 10만원대까지 가격이 급등하고 멋스런 포장지로 품격을 강조.

▼90년대∼IMF이전〓백화점 상품권의 등장으로 정성보다 금전만능식의 편리성을 추구하던 시기. 1백만원을 넘는 수입양주와 굴비세트까지 선물목록에 올라 거품경기의 극을 엿보게 한다.

〈정재균기자〉jung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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