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상무정신의 대명사였던 활쏘기의 재연을 통하여 군이 국민과 함께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한판이었다. 이번 행사는 또한 오랫동안 잊혀져 왔던 국궁의 가치와 의미를 재조명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도 제공해 주었다.
고구려의 주몽이나 조선의 이성계와 같은 명궁을 배출한 우리나라는 활의 나라였다. 동아 삼국중 중국이 창, 일본이 칼이었다면 우리의 장기는 활이었다고 할 정도다.
화약병기가 본격적으로 사용된 조선조 말부터 활이 무기로서의 기능을 잃은 뒤에도 활은 스포츠로 변신하여 지금까지 옛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국궁은 전국적으로 4만명의 동호인이 있고 전국체전의 정식 종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양궁은 알아도 국궁은 있는지 조차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활의 나라라는 명성이 무색할 지경이다.
두가지 점에서 국궁의 발전에 국민적 관심을 모을 것을 제언한다.
첫째, 국궁은 단순한 운동종목이 아니다. 그 속에는 문무가 합심하여 나라를 지키려던 호국의 역사가 있고 상무정신이 깃들여 있다. 당당함과 넉넉함을 추구하던 선조들의 풍류 또한 그 속에 담겨져 있다. 국궁은 바로 우리의 문화인 것이다.
그러므로 국궁을 발전시키는 것은 우리 국민이 문화유산을 잘 가꾸는 것이나 다름없다.
두번째, 국궁은 세계화가 가능한 국산스포츠다.우리국궁과 비슷한 활을 사용하던 나라에 몽골 중국 터키 등이 있다.
이들과 연대하여 동양식 활쏘기 세계대회를 개최하면 서구국가 중심으로 발전한 지금의 양궁과 필적할 대회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많다.
이처럼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국궁이 발전하려면 국궁을 정책적으로 지원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국민이 우리의 국궁을 이해하고 아끼고 키우려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김기훈<육군사관학교 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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