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말 속뜻]『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버텨야 한다』

  • 입력 1998년 9월 24일 19시 03분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버텨야 한다.”

한나라당 신경식(辛卿植)사무총장은 24일 당의 ‘돈가뭄’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한탄했다.

신총장은 극심한 재정난으로 총장 취임 이후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사무처직원 4백여명의 봉급도 제때 주지 못할 정도로 돈가뭄이 극심하다는 게 신총장의 설명이다.

생각다 못한 신총장은 23일 의원총회에서 당의 부채내용을 공개했다.

여의도당사 공사대금 87억원을 비롯해 미지급한 사무처 직원 퇴직금 56억원, 선거비용 29억원, 공과금 12억원 등 1백91억원이 그 내용이었다.

그러나 장외집회를 총지휘하고 있는 신총장은 심각한 재정난 때문에 투쟁의지가 꺾여서는 안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여권이 이회창(李會昌)총재와 한나라당을 탄압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권재탈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진단한 뒤 “한나라당이 탄압에 굴복하지 않고 버티기만 하면 반드시 정권을 되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총장은 그러면서 “대구와 서울 규탄대회를 성공적으로 열 수 있도록 의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비용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의원들도 이같은 신총장의 충정을 받아들여 1백만원씩 갹출키로 화답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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