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포커스]가수 김혜림의 7집 앨범

  • 입력 1998년 9월 25일 19시 38분


노래를 만들어 음반을 내는 가수들의 당연한 일조차 빼앗는 게 요즘 IMF의 불황이다. A급 작곡가와 작사자를 쓸 경우 1억원대의 막대한 제작비가 드는 데다 예상판매량이 5만장을 밑돌면 아예 음반제작사가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박남정 김완선 ‘소방차’ 등이 한창 줏가를 올리던 88년 ‘디 디 디’로 데뷔한 뒤 10년간 현역으로 활동해온 가수 김혜림(31). 그가 최근 내놓은 7집 앨범은 두가지 점에서 놀랍다. 첫째는 12곡의 작사 작곡 편곡자가 모두 기라성같은 히트곡 제조가들이라는 점. 둘째는 이들이 ‘우정’만으로 흔쾌히 곡을 내준 까닭에 IMF시대에 걸맞게 제작비를 낮출수 있었다는 점이다.

‘굿바이’의 작사자는 ‘홀로 된다는 것’(변진섭) ‘다시 난 사는 거야’(김종서) 등의 노랫말을 써 ‘히트제조기’로 불리는 박주연이고, 김건모 스타탄생의 산파역을 맡았던 김형석이 작곡과 편곡을 했다. ‘크라잉 게임’은 ‘배반의 장미’ ‘포이즌’(엄정화)을 잇따라 히트시킨 주영훈이 작사 작곡 편곡을 맡았다. 이밖에 ‘패닉’의 이적과 ‘카니발’의 김동률, ‘넥스트’의 김영석, ‘조트리오’의 조규만, 윤상 김원준 등 내로라하는 스타급 싱어송 라이터들이 참가했다.

A급 작곡가의 작품료는 한곡당 8백만∼1천만원, 작사료는 5백만원을 웃도는 현실. 그러나 김혜림이 밝히는 이번 음반의 제작비는 약 3천만원선이다. 앨범작업에 참가한 스타들의 작품료를 ‘쫑파티’로 대신했기 때문이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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